신안군립도서관 책의 향기를 느끼고 소통하는 미래지향형 교육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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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언 2017-01-15 17:14:00
귀여운 꼬마 아가씨의 독서삼매경
겨울방학의 한 가운데를 달리는 어느 한적한 주말, 한 무리의 아이들이 우르르 도서관을 찾아왔다. 곧바로 아동자료실로 직행한 아이들은 저마다 한권의 책을 골라서 앉거나 엎드려서 독서를 시작한다. 그 중에 언니를 따라 온 막내인 꼬마 아가씨는 알록달록한 그림책을 고르더니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는 바닥에 내려놓고 그림책의 겉표지를 조심스레 넘기는데 이건 완전 입체 식으로 제작되어 있다.
일반 가정의 실내 풍경이 3차원 입체 식 그림으로 구성되어서 각자의 역할에 따라 모양새가 수시로 변한다. 그리고 가족 구성원들도 각각 낱개 그림(인형)으로 만들어져 집안 구석구석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도 있다. 꼬마 아가씨는 금방 영화감독이 되어 사물과 사람들이 꼬마 아가씨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첫 번째로 거실의 창문을 열더니 캄캄한 밤하늘을 만들었고 그와 동시에 가족 구성들을 모두 이불속으로 집어넣는다. 아빠 엄마를 나란히 눕히고 아이는 중간에.....!!! 그리고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제는 창문을 다시 열었다. 날이 밝았다는 이야기이다. 이어서 갑자기 [꼬끼오!] 라고 닭 우는 소리를 내더니만 이불 속에서 곤히 잠들어 있던 가족들을 모두 깨운다. 가장 먼저 일어난 엄마는 주방으로 나가서 냉장고 문을 열어 아침식탁을 차리는데 뒤따라 눈 비비며 일어난 아이가 엄마를 찾아 주방으로 들어서자 엄마는 아이를 보고[아이구 우리 새끼, 벌써 일어났니?]라고 독백을 한다. 곁에서 꼬마 아가씨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노라니 그런대로 재미가 있다. 그렇게도 인기폭발이라는 TV 주말 드라마는 저리가라다. 작은 그림책 한권 속에 몰입하여 혼자서 진행하는 역할놀이로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던 아이는 동행한 언니가 [자, 이젠 집에 갈 시간이야.]라는 말 한마디에 아쉽게 책장을 덮는다. 작은 그림책 속에서 잠시 한 가정의 단면(생활상)을 여실히 보여준 이름 모를 꼬마 아가씨/ 시나브로 깊어가는 이 겨울에 저 혼자서 독서삼매경에 흠뻑 빠져 아름다운 꿈과 희망을 키우는 꼬마 아가씨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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