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약동하는 4월, 여기저기서 알록달록한 봄꽃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운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는 이즈음에, 도서관 앞마당 정원에도 눈부신 봄꽃들이 찾아왔다. 그 이름도 찬란한 우윳빛의 [목련]과 연분홍의 [벚꽃]이다. 봄꽃 향기가 진동하는 가운데 등나무 아래 쉼터에서는 몇몇 병사들이 자유롭게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우리 앞에 잠깐 나타났다가는 또 소리 없이 떠나가는 봄꽃들의 일생, 이별의 아쉬움에 좀 더 머물러 달라고 행여 바짓가랑이를 붙잡는다고 해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은 오랜 세월이 알려준 불변의 진리이다. 그렇다. 꽃들의 유한성, 이것이 바로 핵심적인 매력인 것이다. 1년, 그러니까 365일 내내 찾아오고 그대로 피어있다면 이토록 애틋하지는 않을 것이다. 상큼한 향기를 날리며 깜짝 향연을 벌이는 봄꽃들의 잔치 속에 젊은 피가 들끓는 병사들의 풋풋한 전우애는 더욱 돈독해지고 또 그와 함께 도서관의 봄도 시나브로 무르익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