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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언 | 2019-02-15 10:20:00 | ||
친정 어머니의 이름으로 도서 대출하는 여인 | |||
설 명절을 바로 코 앞에 둔 주말 경, 한 여인이 70대 남짓의 할머니를 모시고서 도서관을 찾았다. 사연인 즉슨 미국으로 시집 간 딸과 친정 어머니 사이로서 재미교포인 딸이 친정 집에 잠시 들리러 왔다가 친정 집 근처에 도서관이 있기에 여유 시간에 독서하기 위해 도서 대출을 하려는데 규정상 회원 가입과 도서 대출이 동일 지자체 소속의 주민으로만 제한되어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친정 어머니의 이름으로 회원 가입을 한 후 대출을 시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역 주민이라는 남녀노소 누구든지 회원 가입과 동시에 도서대출이 가능하기에 여인의 선택에는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사실, 바로 이틀 전에도 미국으로 급하게 팩스를 보내야 한다며 긴급 도움을 요청한 바 있는 여인이었다. 어떤 연유로 해서 미국으로 이민을 갔는지는 자세히 알 수가 없었지만 직업은 간호사라고 언급했는데 함께 있던 여직원이 [미국은 의사와 간호사가 거의 동일 레벨이라는 소문을 들었다.]라고 칭찬조의 말을 건네자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말로 화답을 했다. 딸의 도서 대출을 돕기 위해 난생 처음으로 도서관을 찾은 사람 좋아보이는 친정 어머니는 연신 싱글벙글 미소를 멈추지 않았고 멀리서 당신을 찾아온 딸이 친정 집에 머물동안 무료하지 않게끔 도울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행여 도서관측이 걱정을 할까 봐 미리 염려해서 도서반납은 전혀 걱정하지 말라며 거듭 확약을 했다. 혹시 시간이 촉박하여 딸이 반납을 미룬 채 미국으로 급하게 떠날 경우, 버선발로도 뛰어와서 당신이 직접 반납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아무튼 설 명절을 기해 멀리서 고국의 친정 집을 찾은 딸이 도서관에서 친정 어머니의 이름으로 대출한 책으로 독서도 하고 편히 머물다가 되돌아가길 기원했다. 그러지 않아도 지난 설 명절 연휴에는 이곳 도서관 주변으로 독서의 향기가 진동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믿거나 말거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