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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언 | 2019-04-12 09:27:00 | ||
주말마다 찾아오는 어르신과 꼬맹이 녀석 | |||
주말마다 손맞잡고 도서관을 찾아오는 어르신과 꼬맹이 녀석이 있다. 인근에서 무화과 농장을 운영하시는 어르신은 꼬맹이 녀석을 데려다 주고는 곧바로 되돌아간다. 녀석과 어르신은 외할아버지와 외손자사이였다. 외할아버지가 되돌아가면 녀석은 아동자료실에서 저 홀로 남아 열심히 독서를 한다. 그러다가 점심시간이 다 되어 외할아버지가 다시 찾아와 데려갈 때까지 오로지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다. 그리고 점심 식사 후에는 어르신은 또다시 녀석을 데려다 주고 나중에 다시 데리러 오는 패턴을 매번 반복한다. . 녀석은 목포시내에 소재한 초등학교에 다니는데 아홉 살이라고 했다. 주말마다 외갓집에 들리는데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농삿일로 너무 바쁘고 또 함께 어울여 놀 친구가 없기에 자꾸만 도서관을 찾는다고 했다. 다행히도 녀석이 책을 좋아하고 한번 독서삼매경에 빠져들면 하루해가 짧을 정도이니 금상첨화였던 것이다. 그런데 녀석의 독서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면서 녀석에게도 또래 친구들도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외갓집이 녀석에게는 친척 집이라 친구사귀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외갓집을 방문하는 주말마다 도서관에 들려 하루 종일 책 속에 파묻혀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는 녀석이 기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애잔하기도 하다. 아무튼 책 속에서 견문을 넓히고 장차 이 나라를 짊어질 훌륭한 인물로 거듭나길 두손모아 기도드린다. 녀석이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는 주말마다 송공산에서 달려 온 상큼한 봄꽃 향기가 도서관 앞마당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