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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언 | 2019-10-14 13:50:00 | ||
잔디밭의 단감과 아동자료실의 꼬마 녀석 | |||
여름부터 가을 초입까지 태풍 몇 개가 후다닥 지나갔다. 매스컴에서는 금년들어 도합 7~8개라고 친절히 알려준다. 군립 도서관 앞마당 잔디밭 모서리에는 단감나무가 한 두 그루 서 있는데 단감나무들도 금년 태풍의 위력을 피부로 실감했을 것이다. 그런데 가녀린 가지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불그스름한 단감 하나가 청초한 가을 햇살에 온 몸을 내맡긴 채 꾸벅꾸벅 졸고 있다. 강력한 태풍이 몰고 온 세찬 비바람에 용케도 떨어지지 않고서 제자리를 굳게 지킨 나름대로는 대단한 녀석이다. 한편, 아동자료실에서는 한 꼬마 녀석이 기가 막힌 자세로 독서삼매경에 푹 빠져있다. 자기 또래의 다른 친구들은 바깥 활동놀이에 빠져 있을 시간에 저 혼자서 책 속에 몰입되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녀석이 책 속에서 일제 강점기의 보물을 찾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단감나무의 단감과 함께 군립도서관의 가을 보물이 확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