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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언 | 2019-11-14 14:57:00 | ||
늦가을로 접어 든 도서관 현관의 국화꽃 | |||
마치 느림보처럼 유난히 엉기적 엉기적거리던 결실의 가을이 어느 새 깊숙이 들어와 버렸다. 저 위쪽 동네는 단풍도 절정을 넘어서서 이제 서서히 마무리 단계에 들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러다가는 자칫 단풍은 커녕 가을꽃도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채 한해를 보내야 할 형국이다. 그런데 고맙게도 시리 누군가가 현관 입구 계단 양쪽에다 국화꽃을 나란히 가져다 놓았다. 보시다시피 노란색과 보라색이다. 도서관을 들락거리는 이용자들에게 시각적으로나 후각적으로 마중과 배웅을 하는 것 같다. 국화꽃에 대한 꽃말이 궁금하여 백과사전을 살짝쿵 찾아보니 노란색은 [짝사랑] [실망]이고 보라색은 [내 모든 것을 당신에게] 라고 귀띔해 준다. 그렇다고 치고 족집게 도사로서 의역을 하자면 도서관의 입장에서 노란색은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보내는 짝사랑을 의미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걸음이 별로 없는 이용자들에 대한 실망이라고 해석을 한다면 너무 비약한 것일거나? 그리고 또 보라색은 그럼에도 소식 없는 이용자들을 향하여 모든 것을 당신에게 드린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싶다면 너무 독단적이라며 수군수군 흉볼 것 인가? . 꽃화 꽃향기가 간간히 새어 들어오는 종합열람실의 책상 앞에서 열심히 면학분위기에 취한 남자 이용자시여! 이 가을이 다 지나가기 전에 국화 꽃향기에 흠뻑 취하소서. 그리고 부디 만사형통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