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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임 2019-04-29 18:42:00
천사대교를 지나며 시 한편 올립니다
나의 익룡/이성임
천사섬, 압해도 수각류 공룡알 둥지
화석에서 깨어날 너는
깊고 푸른 바닷빛 눈동자로
나를 단번에 사로 잡았지
하늘을 뒤덮은 너의 두 날개는
마치 섬 하나를 들어올릴 몸짓이었어
천사섬을 바람처럼 누비며, 우린
섬과 섬을 잇고 놀았지
네 윤기나는 깃털을 타고 미끄러져 부서지는
햇살과 달빛과 별빛으로 만든
무지개 다리를 건너며
섬과 섬들도 마음을 잇고 있었어
아직 이어야 할 섬들은 많았고
너와 함께 물들일 계절이
우리에겐 더 많이 필요 했어
갑자기 컹컹,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컴컴해진 하늘
우린 박물관으로 옮겨졌지
두터워진 시간의 화석이 깨뜨려지고
누군가 나를 깨우고
나는 네 어깨를 흔들어 보지만
너는 아직 깨어날 기미가 보이질 않아
하지만 섬과 섬, 섬이 된 사람들은
우리가 만든 무지개 다리 천사대교를 오가며
여전히 마음과 마음을 잇고 있어
여전히
물빛은 더 깊고 푸르러지고
나는 화석 둥지 네 곁에 나란히 누워
오랜시간 환생을 꿈꾸는 너를
지켜보며 기다릴께
천년 사랑이 천사섬 압해도를 가르며
다시 함께 날아오를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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